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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 나가라고 등 떠밀었으나, 출구가 없었던 영화.

 

동네 백수 조정석과

 

 

 

피로연장 부점장 임윤아 주연의 재난 탈출 드라마.

라는데...

 

영화는 대략 2분 이상의 철봉으로 시작하며 동네 백수 조정석이 앞으로 굴러야 할 길에 대한 개연성을 부과하려는 듯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었겠다.’ 생각할 정도로, 해당 분야에 관심이 전무한 사람에겐 배우가 한다는 것이 너무도 대단해 보이는 일로 시작했다.

 

영화는 아주 적당했다.

 

도입부는 한 가족의 칠순잔치로 시작해, 이 영화가 꽤나 퍽퍽한 가족형 고구마를 먹일 거라는 걸 주입했고, 딱 예상한만큼 답답함을 주었지만 일단 선을 넘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영화는 유쾌할만한 대사, 상황, 영상은 없었다.

 

탱크로리에서 터져나온 독가스가 한개 구 이상을 덮을 정도로 낮게 깔려 퍼지면서도, 수십 층 높이의 빌딩 위까지 피어오른다는 이야기가 과연 현실성있는지 의문이 들었고, 늘 피하기 적당한 높이, 위협감을 느낄 정도의 높이에만 머문다는 것에 긴장감보다는 이 영화가 어떻게 이 이야기를 풀어갈지 의심되기도 했다.

 

암벽타기 만능설.

빌딩 하나를 타고 오르는 것도 아닌, 건물과 건물을 넘나들며 몇 시간을 뛰고, 달리고, 오르는 것이 과연 두 주연배우와 같은 신체조건의 동호인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영화는 앞서 말한대로, 매우 적당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냐 하면서도 긴장감을 느끼기 충분했고, 이젠 하다하다 설마 이건 아니겠지 하는 영상이 딱 그대로 등장했음에도 이젠 픽, 웃으면서 볼 수 있게 했다.

 

아, 딱 한번 빵 터진 적이 있긴 했다.

헬스장, 아령.

 

완전한 B급은 아님에도 관객으로 하여 납득할 수 있게 했으니, 납득이가 주연이라 납득이 가는 영화라 할까.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를 싸매고 어떻게 될까 조마조마 가슴졸이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렇게 될 거야.

짐작하면서 바라보게 하고, 연이어 뻔한 이야기로 실소를 터트리게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난 뒤 그래도 재미있었다 말하게 하는 묘한 영화였다.

 

 

끝으로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을꼽자면,

 

1. 반전이 없다는 것.

2. ‘재난 대비 캠페인’을 지향하는 것 같았다는 것. (재난 발생시, 여러분의 주위엔 이러이러한 것들을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3. 한정적인 소재와 배경, ‘재난 영화’라는 소재에 맞지 않을 정도로 잔잔했다는 점 등에서 분명 이성적으로 이 영화를 추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음에도, 주변에 봐도 괜찮은 영화다. 라고 소개하는 날 발견했다는 것.

 

 

그리고 조정석과 임윤아 두 주연이 극의 절반 이상을 온전히 이끌어갔음에도, 아쉬움이나 공백이 생각나지 않은, 기대이상의 안정감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해운대’같은 그림을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것이다.

 

이 영화의 장르는, 개인적으로 코미디에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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