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명현공 2017. 12. 9. 20:35

영화를 다 보고나서, 영화를 보는 동안 쌓인 모든 의문이 해소되었다.

이 감독의 방법은 나와 잘 맞는걸까. 숨겨둔 퍼즐을 발견하고, 그것을 맞춰가다보면 어느 순간 어긋나는 경우가 생긴다. 그 어긋난 조각들을 모아두고 의문을 가졌단 것이 마지막에 완벽하게 들어맞게된다.

 

이 영화는 추천을 받아 뒤늦게 보게 되었다.

때문에 내가 본 것이 감독판인지도 뒤늦게 알았고, 원 개봉시에는 결말이 열려있게 끝났다고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별 다를 것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몇가지 어긋난 조각들 마저도 편집했었다면 나 또한 헷갈릴 수 있지 않았을까.

 

원작을 읽지 않았지만, 이 영화는 굉장히 뛰어나고 매력적이다.

연쇄살인마의 이야기 이지만, 피가 튀고 혐오스러울 만큼 잔인하지 않으니 그러한 내용을 잘 보지 못하는 시청자라도 한 번쯤 볼 만 하다.

작은 퍼즐, 그 어긋난 부분 몇가지를 스틸컷으로 남긴다. 위의 사진은 태주(김남길)와 은희(설현).

'수녀인 누나'가 집에 온날, 섬돌아래 신발을 보여주고 있다. 조각 중 하나.

이 장면은 보는 사람에 따라 여러 생각을 들게 할 거다. 난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태주가 똑같은 연쇄살인범이었다면, 아귀가 맞지 않는 대사가 여럿 있었다. 일주일, 불렀다, 미리 일기를 봤다. 등.

김병수(설경구)의 취조 및 기억의 재구성으로 '예상했겠지만, 김병수는 연쇄살인마가 맞다. 과거에는'이라는 메세지를 주는 컷들이다. 관객을 속이기에 충분한 장치였다고 본다.

 

이 표정. 이 또한 하나의 조각이다. 난 그렇다고 생각한다만.

음, 생각보다 잘 나온 장면. 이야기와는 큰 관련이 없으나, 신선해서 남긴 한 장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해석을 두고 여러 의미를 부여하는것은 과하다고 생각한다.

 

내 판단에, 이 영화는 흥미본위의 이야기다. 하나의 소설이고, 매력적인 소재를 다룬 이야기.

 

알츠하이머에 걸린 살인범의 이야기이자, 제목 그대로 살인자의 기억과 알츠하이머라는 소재를 잘 어루만진 이야기이다.

 

그러니, 여러 생각 말고 푹 빠져 보면 된다. 있는 그대로 보고, 푹 빠져 즐기고 마지막 반전을 감상하면 된다.

 

아주 뒷맛이 깔끔했다. 보통, 이런 방식의 이야기가 이러하기 힘든 반면,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무래도 두 주연배우의 힘과 연출, 각본의 뛰어남이 함께해서이지 않을까.

 

본다고 해서 후회 없을 영화다.

 

개인적으로 설경구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매니악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나고 난 후에야 보게 되지 않았나 싶다.

 

추천할 만 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