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포스팅을 한번에 해치우는 느낌이 든다.
범죄오락영화 꾼은 과거 사기꾼 조희팔이 벌인 다단계사기극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 순간에 가산을 탕진하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솔직히 식상하다.
아버지 황유석(정진영)과 아들 황지성(현빈).
가짜여권을 만들고 있는 아버지와 도둑질하고 쫒기는 아들.
아버지는 마지막 일을 하기 위해 나갔고, 자살당한채 발견되며 아들은 복수를 위해 떠나며 영화는 시작된다.
검사 박희수(유지태)
아쉬운 캐릭터다.
도우미 삼인방.
사기꾼 고석동(배성우. 좌), 김과장(안세하. 우), 춘자(나나. 가운데).
그나마 고석동은 히스토리라도 있지. 나머지 둘은 캐릭터 정체성도 불분명한 게 아쉬울 뿐이다.
웬 건물 옥상에 차려진 아지트에서 통화위치추적은 물론 차량조회, 인적조회, cctv조회, 사진을 통한 신원조회까지 해내는 집단.
이들에게도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조희팔. 아니, 사기꾼 장두칠(허성태. 우)을 만나는 곽승건(박성웅. 좌)
배우 허성태는 요즘 열일한다.
특수분장은 하려면 다 하던가 아니면 말던가 해야지. 상당히 아쉬운 억지였다.
대한민국 대선후보, 검찰총장, 언론사주, 국회의원 등으로 이뤄진 집단.
장두칠에게 상납받고 그의 중국도피를 알선하고 황유석을 살해한 인물집단으로, 기득권을 상징한다.
별 의미없다. 전형적일 뿐이고, 그래서 더 한심하다.
이 영화는 그냥 머리를 비우고 보기 좋은 오락영화이다.
아무생각없이 적당히 보면 좋을 영화인데, 하필 소재가 조희팔이다.
그 사기의 액수며 방식이며 피해며 도주며 사망위장 등 모든 방식이 그대로라 궁금증이 없다.
거기다 종전에 개봉했던 영화 '마스터'와 비교되기에 더욱 그러하다.
감히 가져다 대기엔 이 영화는 많이 부족하다.
그저 흔한 사기꾼이 나오는 영화였으면 차라리 나았을 테다.
유능한 해커, 미인계를 사용할 여자, 멍청하고 충성스런 똘마니, 그리고 권력을 원하는 평범한 악역.
그리고 복수를 천명한 주인공.
조희팔도 식상하고 사기꾼도 식상한데다 캐릭터도 식상하고 전개또한 식상하다.
심지어 엔딩이 오기 한시간 전에 이미 그림이 모두 그려진다. 영화는 작중 내내 관객에게 영화를 설명하려 하고 있다.
추리하는 재미마저 빼앗아버리고 이 영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혹시 이해하지 못할까봐 자질구레한 것들까지 두번 세번 보여주고있다.
안타까운 영화다.
배우 개개인의 연기는 늘 그러했듯 우수했다.
다만 황지성은 없고 현빈이 있었고, 박희수는 멍청했다.
춘자가 의외로 신선했을 뿐이다.
허성태는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배성우와 안세하는 하던 역할 그대로라 눈여겨볼 점이 없었다.
무난하게 봤지만 의미도 없고 개운하지도 않은 영화다. 잡생각이 드는.
적당한 킬링타임용 오락영화로는 볼만하다. 마스터를 보지 않았거나 조희팔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