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만에 보는 에니매이션인 건지.
겨울왕국 이후로 제목 한 글자도 기억하는 게 없는 걸 보면 꼬박 사년만이다.
대단한 영화가 없었던 것이라기 보다는 에니메이션을 즐기지 않는 취향 탓이 더 크겠지만, 우연히 얻은 티켓으로 본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가운데 살아있는 꼬마 미구엘은 고조부가 음악을 위해 가족을 버렸고, 고조모가 홀로 신발을 만들며 가족을 건사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랬기에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음악을 극도로 배척하지만, 미구엘은 음악가가 되고자 한다.
이 스토리를 빠르게 보여주는 것은 그저 배경설명인 것.
'시간관계'라는 한정된 자원을 매우 잘 사용했다고 본다.
'기타를 훔치려다' 저주를 받은 미구엘과, 미구엘을 산 자의 세상으로 돌려보내려는 고조모 이멜다.
미구엘과 단테. 저 정신나간 강아지는 매력덩어리다.
미구엘과 헥터.
'엑토르'라고 부르는데 영문표기는 헥터인가보다.
등장인물정보를 보며 검수하다 당황하게 한 이름.
미구엘과 코코.
영화는 '가족' 과 '음악'을 상충하는 가치로 두고 갈등구도를 만든다.
그리고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그리고 '잊혀져 사라지는 자'를 그린다.
전체상영가에 걸맞게 아이의 눈높이에선 무섭지 않고 귀여운 해골, 멋진 표범과 화려한 영상미가 있다면,
가족영화이기 때문에 스토리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겐 기대한 대로 '가족'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끔 하기 충분하다.
삶, 죽음, 가족, 그리고 잊혀짐.
영화는 꽤나 감동적이었고, 감동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 영화였다.
단 하룻밤의 모험. 아이와 어른.
가치관, 가치, 그리고 사필귀정.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이 영화에 그대로 들어맞기에 좋은 영화다.
그저 아름다운 영상과 좋은 음악만으로도 한 번쯤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멕시코풍의 음악과 멕시코 최대의 명절 '망자의 날'.
글쎄. 난 이 영화가 내가 본 모든 에니메이션 영화중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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