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두개의 빛 : 릴루미노

일이 바쁘다보니 잔잔하고 좋은 영화는 시간 여유가 충분할 때, 넉넉한 마음으로 보고자 미뤄뒀던 영화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광고영화다.

이 정보는 엔딩을 볼 때야 알게 되었다.

 

30분 가량의 짧은 단편영화이고, 한지민이 출연하며, 시각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고만 알고 보기 시작한 영화였다.

흔히, 시각장애인이란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알고 있었으며, 시각장애인용 스틱을 쥐는 사람들은 전부 양안이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알고 있었기에, 거의 보이지 않는, 시력을 잃어가는 사람들에 대해선 알지 못한 분야였다.

지식의 습득을 영화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기에, 그 덕분에 더욱 반가웠던 것도 같다.

 

오래도록 한 배우의 팬이 된다는 것은 굉장히 설레고 행복한 일이다.

십여년 이상을 모든 작품을 따라다닌 배우는 따로 있으나, 한지민은 특유의 깨끗한 연기가 아름다워 도저히 작품이 취향이 아니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늘 작품을 통해 만날 때면 반가움과 즐거움을 주는 배우다.

앞을 거의 보지 못하는 맹인의 이야기, 거기서 점점 더 시력을 잃어가는, 그래서 캄캄한 암흑 속을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공포와 여러 불편함을 잔잔하게, 또한 불편하지 않게 영화는 보여준다.

대사로 시청자를 압박하지 않고, 특별하게 무거운 주제로 강요하지 않으며, 그저 다른 것을 보여주기만 했다.

그래서 마지막에 제품의 광고가 등장했을 때, 으레 광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불쾌감이 없었다.

속았다는 배신감이 들지 않는 것이 스스로 굉장히 의아하게 느껴졌다.

 

영화를 보고 난 뒤에도 여전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개발과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활동은 사회공헌활동으로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선남선녀가 만나는 로맨스로도 볼 수 있으나, 그 의미는 천천히. 하지만 깊숙이 다가오고 생각할 것들을 남긴다.

좋은 영화다.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엑시트. 나가라고 등 떠밀었으나, 출구가 없었던 영화.  (0) 2019.08.03
사라진 밤  (0) 2018.04.18
돌아와요 부산항애  (0) 2018.03.16
쥬만지 : 새로운 세계  (0) 2018.03.12
가을 우체국  (0) 2018.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