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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2015년에 썼던,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후기.

 

언젠가부터 좋은 것들을 보고난 후 기억을 남기고 싶었어요.

생각만 하고 막상 해보질 못했는데, 이제 시작 해 보려 합니다.

첫번째 감상은 얼마전 추석특선 드라마였던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으로 시작하게 되었네요.

시작합니다.

 

 


나의 판타스틱한 장례식. 뇌종양으로 오래 앓았던 한 여자가, 어느날 다시 교모세포종이라는 악성 종양판정을 받게되고, 길어야 4개얼 이라는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의사가 질문을 합니다.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를 하게 된다면 1년정도는 더 살 수 있다고.

그리고 대답하죠.

"별로 어렵지 않은데요. 선생님은 고작 1년 살 수 있다는 희망에, 개고생하시겠어요?"


장미수라는 여자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 한마디였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곤 같은 암병동 병실에 있던 환자중 한명의 장례식을 다녀온 후 스스로의 장례식에 초대할 사람들을 써 내려 갑니다.

상주:엄마. 라고 썼다가 지우는 장면에서 작은 암시가 있죠.


그리고 다음날 아침.


고등학교 동창이자, 자신을 좋아했던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참 재미있게도, 아파트 도색작업을 하던 중에 말이죠.

버스에서 처음 만난 날, '이름도 모르는 여자한테 고백할 순 없잖아' 라고 말했던 남자를요.



저 장 미수라는 이름자를 한자로 한 이유. 전 웃기기도 슬프기도 했습니다.

米壽 라는 한자는 88세를 뜻하는 말로, 이름에 쓰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의도한 바라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잘 살기위해 지어준 이름일텐데, 젊은나이에 세상을 떠야하는 사람의 이름이니까요.


자신을 좋아한다며 학교도 전학을 왔던, 그리고 운동장에서 장미를 건네주고 쓰러져버렸던 그 남자아이 박동수는 교문 옆 담벼락에 그림하나를 남긴채 사라져 버립니다.



그리고 십년이 흐른 뒤에야 만나게 된거죠. 아주 우연히. 사실, 전 같은병실에 있던, 먼저 죽어버린 환자가 기부한 심장을 이식받았던게 아닌가! 그런 흔한 클리셰라면 실망할테다! 라고 생각하며 봤지만, 그것을 암시하는 장면은 제법 나왔음에도 단정짓는 장면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이에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죠.


간단하게 줄에 매달린채로 커피한잔 마시고 헤어지고 난 뒤, 미수는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기위해 상조회사를 방문하고 돌아옵니다.

그리고, 집앞에서 동수를 만나죠.



사진 캡처를 잘 못하는바로...최우식씨 지못미(ㅠㅠ)

동수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장난?같은 응원?이 있어 둘만 남겨지게 되고, 이 남자 동수는 참 멋없는 말을 합니다.

"그...십년만에 만나서 이런이야기하기 좀 뭐한데.. 그, 차비좀 꿔주라."

이남잔 대체 뭔지....하면서 웃었네요.



아무튼, 그리하야 둘은 저녁겸...술 한잔 같이 하게됩니다.

"우리 건배하자"

"뭘 위해서?"

"음...우리의 기적같은 인연을 위해서?"

미수는 마주치는 잔을 피하며

"기가막힌 우연을 위해서."

뿜을뻔...


이 두 배우는 정말, 드라마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참 재미있게, 의외성있게, 지루하지않게 해 주면서 자칫하면 우울해지기만 하고, 또는 식상하게만 만들 수 있는 '시한부 여자와 그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위트있고 신선하게 만들어 줍니다. (개인적으로 배우 경수진씨는 화내는 얼굴도 예쁜, 참 예쁜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고 난 후, 동수는 계산을 하다 미수의 지갑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에관한 이야기는 또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죠.


다음날 아침. 동수는 다시 줄에 매달려 아파트 창문을 두드립니다.



전날의 대화에서 조금은 가까워졌을까요? 북어국과 꽃을 선물하는 동수에게 미수는 화를 냅니다. 걱정된다고 말이죠.


그리곤, 동수는 미수의 운전기사 겸 보디가드를 자처합니다.

그리고 미수는 같은 병동의 환자였던 사람을 만나 자신의 장례식을 부탁해려 했지만, 아들을 만나게 되었다며 기뻐하는걸 보곤 부탁할 수 없었고, "그렇게 애타게 찾을거였으면서 애초에 왜 버렸대." 라는 말을하며, 자신의 엄마를 떠올립니다.


다음으로 부탁할 만한 사람을 떠올리다가 마지못해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지만, 미수의 고모네는 미수의 아버지의 사망에 관한 산재보상금과 보험금을 위해 양육을 위탁받았고, 아무런 애정없이 키운, 아니 미수 혼자서 자라게끔 한 사람들이었죠. 결국 말은 꺼내보지도 못한채 자리를 박차고 나온 미수는 잠시 자리를 비운 동수를 보고 눈에띄게 불안해합니다.



"이 나쁜놈아. 어딜 가면 간다고 말을 해야지. 보디가드라며. 어떻게 보디가드가 자리이탈해!"

"미안해, 니가 진심으로 꺼지라고 하기전엔 절대 안사라져"


단 세번의 만남으로 미수에게 동수는 상당히 큰 존재감을 가지게 됨을 알려주는 장면이네요.

동수의 저 대사는 참 귀에 익숙해서, 살짝 불편함을 주기도 합니다.


조금은 가까워진 상태로 미수는 동수가 이끄는대로 미수가 졸업했고, 동수가 잠깐 다녔던 고등학교를 같이 방문합니다.

그리고 동수가 사라지기전 그림이 있었던 곳에서 추억하죠.

그리고 이내 동수가 이끈 곳.



지워져버린 옛 벽화 대신, 동수가 새로 그린 그림을 보며 이야기 합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잘그린다. 이제 설명할 수 있어. 넌 그냥 잘 그리는게 아니라, 이렇게 살고 있는게 아까울정도로 잘 그려"


이 여자. 정말 솔직합니다. 원래 그런 성격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죽음을 앞뒀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동수가 그녀를 변하게 하고 있는걸까요?


그리고 미수의 집으로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 동수는 미수의 환우이자 먼저 떠나버린 여자 장나래와 같은 말을 합니다.

"오늘이 우리가 사는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마음이 동하면 저지르고 보는거야."


어두워진 집 앞에서, 미수는 올라가려다가 그 말이 다시금 생각납니다.

"오늘이... 내 마지막날."

그리곤, 누군가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가장 가슴 설레는 말 *-_-*

"라면...먹고갈래?"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세호선배'라는 남자에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통화 이후 동수를 그냥 돌려보냅니다.

불안해집니다. 둘의 사랑이야기에서 암초가 생겼네요. 무엇인가 굉장히 불쾌한 냄새가 납니다 !!


아침, 세호를 만난 미수는 세호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맡겨도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남자 세호. 분명 자상하고 배려있는 말투로 이야기하는데, 계속 꺼림칙합니다.


그리고 둘은 미수의 집으로 갑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셋이 만나게 되죠.

미수는,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하고, 찾아간 엄마의 집 앞에서 듣게된, 배다른 동생을 두고 한 말들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교수가 되려고 했고, 책으로 둘러싼 서재를 만들기도 할 만큼, 받지못한 애정 대신 잘 살고 있다는것을 보여주는것에 집착합니다.

그래서, 남들의 시선에 민감하고, 보여지는것을 매우 크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장례식을 완벽하게 준비하고 싶어하는 것 처럼요.



페인트 묻은 작업복을 입고있는 동수를 외면하려하지만, 동수는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호와 동수는 서로를 알게되죠.

X. 전 그 알파벳에 '남편' 이나 '전 애인' 같은 의미가 있는줄 몰랐답니다 ;..


그날 저녁. 동수는 미수를 놀이터로 불러냅니다. 30분안에 나오지 않으면 줄타고 내려간다는 귀여운 협박과 함께요.

내려온 미수를 동수는 약간 어이없게도, 라면을 끓여줍니다.

그리고 그네에 앉아 이야기를 하던 중 미수는 말 하죠.

"그남자하고 같이 있으면 재미있진 않지만, 쪽팔리진 않아." 거리감이 느껴지네요. 그리고

"전에 니가 그랬지. 진심으로 꺼지라고 하기 전엔 안사라진다고. 진심인데, 꺼져줄래?"


둘의 관계는, 미수의 상황이 누군가 기대고 부탁할 사람이 필요했고, 세호가 등장함으로 인해 그 필요가 충족되고 나자,

중졸에 아파트 벽을 도색하는 작업을 하고, 때묻은 작업복을 입고다니는 동수는 필요가 없어지게 된 거죠.


정말 소름끼치게도 현실적인 장면이라, 감정이입이 팍팍 되다보니 저 둘중 누구편이 되기보다 세호가 그냥 미웠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장면에서 역시나, 지뢰는 터지더군요.


"참, 아파트는 어떻게 할 거야? 빨리내놓던지 명의를 바꾸던지 해야지, 안그럼 너희 어머니 차지 돼"

간병인을 소개시켜주는 척 하면서 꺼내는 저 말의 늬앙스는 불길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

미수가 알아야 할 이야기가 있다며 다가온 친구의 말.

"그새끼 양다리였어. 유세호. 학교는 진작에 때려쳤고, 라스베가스에서 도박에 빠졌대. 한국에 들어온지는 꽤 됐고, 그동안 여기저기서 돈 빌리고 다녔대."


미수는 행동팝니다 -_-;..

바로 그날 저녁, 세호와 같이 식사를 한 뒤 자연스럽게 계산을 넘기며.

"나 통장에 다 합쳐보니까 3억 넘게 있더라? 고모가 양육비로 야금야금 빼 가고, 지금 아파트사고, 그 이후로도 쓰기만했지 채운적 없는데도 그정도더라구. 아빠가 작업현장에서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보상금도 엄청 많이 받았거든. 보험금도 많이받고.그러니까 그 돈은 아빠 목숨값인건데, 아무한테나 줄 순 없고.... 진짜 진짜 싫지만 그냥 엄마 주려고."


"아니 왜. 그렇게 끔찍히고 싫어하는 엄마한테 그 돈을 왜 줘"


"백번 천번 생각해서 엄마말고 아무한테나 준다고 쳐. 그래도 너한텐 절대로 안줘"


단호박인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너 좀 대다나다...


동수는 영란에게 전화를 받고 미수를 찾아나서고, 놀이터에서 찾아내지만,


"너도 내가 만만해? 왜 꺼지라고 했는데 질척거리는건데! 부모없이 혼자라서 우스워? 쉬워보여? 아.. 너도 혹시 내 돈이 탐나서 이러는거니? 어?"


"제발 부탁인데 내 눈앞에 나타나지마. 나 너 보기싫어 보기 싫다구 꺼지라구!"



동수의 저 표정은 참 슬프고, 또 단단해 보입니다


.

그리고 미수의 표정도 참 많은 감정이 교차하는듯 합니다.

화를 낸것이 후회되기도 하고, 이미 꺼지라고 한 동수에게 미안해서 더 잡지 못하는 거기도 하고, 떠나는 동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내 아무도 남지 않았다는것을 실감하며, 외로움이 몰려오기도 하는.


(두사람 다 연기 참 잘해요 !)


그리고 동수는, 예상치 못하게도 세호를 찾아갑니다. 찾아가선 미수에게 사과하라고 요청합니다.

집 앞에도, 세호가 간 도박장 안에도. 이내 지하주차장까지.


이 최우식 이라는 배우는, 제 기억으로 캐릭터를 확고하게 잡고 소위 '뜬' 작품이 올해 초 방영한 TvN 드라마 '호구의 사랑' 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작품에서나 이 드라마에서나 정말, 바보같을만큼 사랑하고, 인생을 아낌없이 던지는 그럼에도 이익을 바라지 않는. '호구'라는 말을 정말 싫어하지만, 그만큼이나 어울리는 말 또한 없다고 생각하는 그런 배역을 정말 잘 연기해냅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병신같은데....아 정말 병신같은데 이새끼 참 멋있다. 이런거...


물론, 그가 맡은 역할의 인물들은 뭐 하나는 잘 합니다 -_-;;... 만화라던가...그림이라던가...


중간에 잠깐 장면이 전환되며, 미수는 윗층에서 울리는 층간소음에 화가나 올라가서 따지게 되고, 할머니가 매일 밤 춤을 추며 시끄럽게 한 것에 대해 화를 내며 돌아서다가

"야! 넌 영원히 청춘일 것 같지? 살아봐라. 순식간에 꼬부라져 이것아!"

라는 할머니의 말에

"나도 늙고싶어요. 나도, 할머니처럼 늙고싶다구요!" 라며 울음을 참지 못합니다.

얼마나 절망적일까요. 그리고 얼마나 그 '늙음' 그리고 '늙기까지의 시간'이 부러울까요.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의 시한부 라는 요소와, 엄마에게의 복수,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봤을때, 그녀는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남은것도 없었으니까요.



세호에게 한대 맞아가며 미수에게의 사과를 요구하던 동수는 사실, 미수의 시한부 선고에 관해 알고 있었던 것이 드러납니다. 곧 죽게될 여자를 위해 진심으로 무엇이든 할 자세를 본 세호는, 미수에게 사과를 하러 갑니다. 그리고 말 해 주죠.

아무도 믿지 않겠다는 미수에게

"그래도 박동수는 믿어봐. 그사람 니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다 알고있더라. 다 알고도 그렇게 너를 좋아하는거야."


미수는 일하고 있는 동수를 찾아가 대화하기위해, 그가 매달려있는 남의 아파트에까지 양해를 구하고 들어가 말하죠.


"동수야. 나 곧 죽어"

"알어"

"그래서 나한테 잘 해준거야?"

"잘해준게 아니라 좋아한거야. 이수야. 내가 너 잘 보내줄게. 대신 가기전까지 나랑 놀다가라. 응?"


아 이 남자 말 하나하나가 .....어후...


그리곤 자신이 죽게될 걸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에 답해주며, 포장마차에서 계산할 때 암센터 회원카드를 본 것, 그리고 그날 미수가 예약한 납골당 증서들 본것. 그리고 운것.

그리고 그걸 들은 미수는, 십년만에 만난 자신을 위해 울어준것에 의아해 하고, 동수는

"내 염통을 박살내버린 첫사랑이 죽는다는데, 어떻게 눈물이 안나와. 게다가 그날 난 너한테 다시 반했단 말이야"

"조심해"


그리고 동수는 미수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키기위해 일을 그만두려 하고, 그것때문에 그동안 일해왔던 사람과 다투게 되는데

이걸 본 미수의 말도 참..

"힘드시겠지만, 몇달만 버텨보세요. 정확히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길어야 4개월?"


드라마 본지 아직 시간반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드는 생각. '미수답네. 이제 동수생각까지 하고'


이제부터는 행복한 일만 남았을까요?


동수는 미수에게, 페인트냄새가 뇌종양에 안좋다고 며칠 피해있으라고 했다는 일하는 형의 말을 핑계삼아, 여행을 가자고 합니다. 하지만, 우주로 데려다주겠다던 동수는, 마침 천문대가 휴무일인걸 확인하지 않고 맙니다.


참 행복해 보이죠?


둘은, 이내 야외캠핑을 위해 신나게 쇼핑도 하고 이내 밤이되어 소형 망원경으로 별구경을 시켜주는데...(사실 저걸로보면 안보임) 여기서 첫 키스씬이...=_=//


하지만 행복과 달콤함도 잠시. 미수는 진통제를 가져오지 않은것을 알게 됩니다.

둘은 부랴부랴 읍내로 나가지만, 약국도 이미 문을 닫은 시간. 미수의 집에 돌아가기 전에 통증은 밀려올 겁니다.


동수는 약국의 출입문의 유리를 깨고 들어가서 약을 먹입니다. 그리곤, 아침에 주인이 나올 때 까지 약국안에서 기다리며 대화하는데,

"내 상태 더 나빠졌나봐. 의사가 그랬거든. 병세가 심해지면 인격이 변하거나 행동양식이 나빠질 수 있다고."

"그래서 무서워?"

"괜찮아. 혼자가 아니니까. 니가 내곁에 있으니까"


둘은 이제 연인이네요.



 

이 약사어르신, 통도 큽니다. 무단침입!! 한 남녀를. 사정을 듣고 난 뒤, 별장으로 초대까지 해 주십니다.



조...좋다..!

"어리석은 선택이, 알고보니 최고의 선택이었어"

"바로 그게 인생이지"


둘은 묵을 방을 청소도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동수 이놈도 이제 남자라고 슬슬 =_= 태를 냅니다..

미수가 어디 호락호락 하던가요. 램프하나 들려주곤 밤산책을 나섭니다.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걷다, 냇물위 징검다리에 앉아 미수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고모가 늘 싫은소리를 할 때 마다 말한, 지엄마를 쏙 빼닮은것. 이라는 말과 함께, 언제든지 엄마를 알아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엄마를 찾아갔으나, 엄마는 미수를 알아보지 못했고, 자신의 배다른동생이라 생각되는 아이를 두고 옆집 아줌마와 나누는 이야기들을 들으며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엄마에게 복수하고싶은 마음에서 준비한 것들.

그리고 그래도 자신의 죽음앞에서 엄마는 슬퍼해 줄까 하는 말을 하지만, 사실은 그래줬으면 하는 마음들.


동수 이녀석은 참 위로를 잘 합니다. 저게 사실 최고의 재능일지도?


이후로는, 그냥저냥 행복한 시간들이 지나갑니다. 둘은 사랑하고, 미수는 조금씩 더 아파집니다. 같은병원에서 동수가 심장이식을 받은것도 알게되기도 하고, 동수를 짝사랑하는 여자와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동수와 같이 잠자리에 들었던 미수는, 잠든 동수를 바라보고있다가 심한 통증에 조심스레 나와 약을 챙겨먹고, 신음을 틀어막고. 다음날 같이 공원에 볕을 쬐러 나갔다가, 동수가 커피를 사러 자리를 비운 사이, 행복한 가정, 산모와 남편, 그리고 한쌍의 노부부들을 보며, 스스로를 비관합니다.


그리곤, 혼자있고 싶다며 동수를 보내고 세호를 만납니다.

장례식은 하지 않을거라며, 화장하고 납골을 부탁합니다. 동수와 같이있는게 점점 더 힘들다며.

"나... 걔가 너무 좋아. 나 죽을 준비가 돼 있는데, 동수때문에 자꾸만 기적을 바라게 돼."


그리고 그날 저녁 미수는, 동수에게 일부러 차갑게 상처를 냅니다. 그가 다시 자신을 떠날 수 있게 하기 위해.

"니가 신이야? 죽어가는걸 무슨수로 살려. 뭐하러 살려. 이게 살아서 내년에 꽃을 피울때면 난 이미 죽고 없을텐데!"

"너 이제 가. 그리고 다신 여기 오지마. 가라고. 제발 가라고 했잖아!"

"나 너랑 같이있는거 힘들어. 니가 내민 손 잡은거 후회돼. 나 내일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이야. 마음에 없는말 말할 여유 없어. 그동안 너하고, 아니 너한테 맞춰주는거 나 쉽지 않았어."

"그러지마. 그냥 아무것도 하지말고, 제발 나 혼자있게해줘"


그렇게 잔뜩 상처를 주고, 그러면서 상처받은 미수는 혼자남아 울고맙니다.


그리곤 그날로 홀연히 사라져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합니다. 혹시나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알려주지 말라는 부탁도 하면서.


동수는 다음날 다시 미수를 찾아오지만, 이미 늦은상태. 세호에게 아마 호스피스병원에 있을거라는 말만 듣고 병원들을 뒤지다가 결국 미수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냅니다.



 

그리곤 한달 뒤 철거 예정이라는 이런 폐건물의 벽에



하룻밤 사이에 이런 벽화를 또 그려냅니다(이놈 정말 능력자-_-...)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서프라이즈~를 하곤 만나죠.


둘은 다시금 서로를 받아들이고, 그렇게 행복해지나 했지만, 이번엔 동수가 쓰러집니다.


이떄 정말 더러운 예감이 스치더군요. 동수의 심장이식이 잘못됐고, 미수의 심장을 이식받을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드라마 단골소재기도 하구요.


동수는 치료도 전혀 받지 않고 있었구요.

동수가 그린 그림을 보던 미수는 동수가 그린 그림중 하나를 보고 동수가 자신과 같이 죽기위해 치료도 받지 않고, 심장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도 않았다고 생각해 다투지만, 이내 이해합니다.


"우리 제법 잘 어울리지 않냐? 나는 염통이 고장났고, 넌 머리가 고장났고."

"니가 나보다 먼저 죽으면 어떡하지?"

"니 장례식 멋지게 치루기 전까진 절대 안죽어."

"그냥, 미리하자 내 장례식"

"뭐? 말도안돼."

"왜? 니가 미리 꽃을 피워낸것이랑 다를 거 없어"

"야, 너 진짜 머리 망가졌나보다"

"체. 해줄거지? 참석하고싶어. 니가 나를위해 준비한 장례식에"

"응"


그렇게, '살아있는 사람의 장례식'을 치르기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애증의 대상인 엄마를 미수는 만납니다. 그리고, 자신의 배다른 동생도.


영화는. 아니 드라마는 그렇게 엔딩을 향해 달려갑니다. 미수의, 아주 판타스틱한 장례식을 향해.


"너때문에 그런건데? 하기로 마음먹으니까, 정말 잘 한것 같애. 기왕이면 내 심장을 너한테 주고싶은데, 아무리 내 염통이 너한테 반했다고해도, 그건 가능할 것 같지 않고. 동수야. 대기자명단에 이름 올려. 그리고 죄책감 갖지 마 누군가의 생명을 뻇는게 아니라, 누군가가 나눠주고 간 삶을 감사하게 나눠받는거야. 응? 동수야.."


대사만 보면, 흔한 대사인데. 정말 동수가 납득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것을 공감할 수 있을만큼. 미수는 설득했습니다. 저를.



위층 할머니도, 약사 할아버지도, 병실 동기도, 도색하던 일꾼들, 세호, 엄마, 동생 등등... 미수의 장례식에 참석해준 사람들과의 단체사진이네요.


그리고 미수의 마지막과, 동수의 부활로 드라마는 막을 내립니다.


흔한 클리셰를 암시하지만, 단정짓지 않음으로 인해 현실감이 조금은 더해지더군요.



이 드라마는 누군가에겐 남은 삶에대한 정리를. 누군가에겐 앞으로의 삶을 대하는 자세를 고민하게 할 것이고

누군가에겐 사랑의 가치와 그것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을 되새기게끔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남녀의 이야기. 그들은 조금은 색다르게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같이 걸어갑니다.

늘 보고 우리가 곁에서 느끼듯, 상대를 배려한다는 핑계로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기도 하고, 나를위해 상대를 상처주기도 하지만, 그들은 '드라마'의 장점을 가지고 여러번 생각해서 행동할 수 있는 캐릭터 답게,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생각해서 상대방의 진심들을 곡해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여 줍니다.

이것이 이 드라마가 제게 특별하게 남은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너무 자세하게 쓰다보니, 안보셔도 내용을 다 알 것 같은 분들이 많으실테지만, 아직 드라마를 보지 않으셨다면 꼭 한번 보시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영화 한편 본다 셈 치구요 ^^;


올 가을 첫번째 멜로영화는, 한효주씨 주연의 뷰티인사이드 였지만, 첫번째 멜로드라마, 아니 두번째 영화로 전혀 부족하지않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드라마였습니다.


엔딩즈음에 올라간 노래들이 참 좋은게 두곡 있었는데, 다음에 찾아서 링크를 달거나, 노래를 걸어두도록 할게요.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이 언제나 좋은하루가 되시길 기원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 후회없는 하루가 되시길.


 

 

 

 

 

***

 

 

 

수정 없이 과거의 글 그대로 올렸습니다.

 

언터처블 후기를 작성하며, 생각이 났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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